지속적인 경쟁 환경속에서는 자존감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낮은 자존감은 대부분의 문제의 원인이 됩니다.
막연한 얘기는 아니구요. 사소한 것에 예민하고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건 본인의 공간이 침범당했다고 생각해 경계하기 때문이거든요. 그게 실제로 자신에 대한 공격이 아니더라도, 공격의 가능성을 과도하게 평가하고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누군가를 부러워 하면 싫어지는 것도 자존감 문제구요. 본인 스스로도 열등감 때문인 것 같다고 하셨으니 충분히 스스로 알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예민한 태도가 결국 인간관계를 망치고 본인한테 안좋은 결과로 돌아온다는 걸 알면서도 사실 고치는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의도적으로 자존감이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거나, 자기 자신을 능숙하게 속일 수 있어야 하죠.
약간 안 맞으면 멀리하는 것도 자존감이 거의 원인입니다. 저도 인간관계는 좁은 편인데 그건 안 맞는 사람을 멀리해서가 아니라, 잘 맞는 사람만 가까이 하기 때문입니다. 동기가 다른 셈이죠. 가까운 사람이 아니더라도 원만하게 지냅니다.
본인 기준에서 동떨어지면 과하든 부족하든 전부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하셨는데, 이것도 자존감 문제에 가까우며 솔직히 굉장히 불건강하다는 신호입니다. 점점 자기중심적인 성격이 되어 가는 뚜렷한 증거이고, 인간관계 파탄내기 딱 좋거든요. 설령 인간관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더라도 본인이 별로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만나면 서로 비위 맞추고 눈치 주고 눈치 보는 관계가 뭐가 재밌겠습니까. 알지만 원치 않게 자꾸 그런 마음이 드니까 굉장히 답답해지죠.
사람들에게 포용력을 발휘하기 힘든 건 그들이 뭘 하든 상관없다는 자기애의 부재, 혹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걸 고치는 방법은 당분간 친구들과 거리를 두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일부는 자존감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과의 과도한 상호작용으로 인한 스트레스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자존감이란 건 기본적으로 혼자 자기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는 과정에서 알아서 증가하고, 자존감이 아니더라도 심적 여유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주변과 절교를 하라든가 단절하란 소리는 아닙니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고, 부정적 감정이 생기지 않는 선까지만 어울리면 됩니다.
질문자님은 꽤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계시기 때문에 자신을 억지로 바꾸려 하거나 성격을 고치려고 한다면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질문자님의 성격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냥 원래의 본인인데 일시적으로 상당히 예민해졌을 뿐입니다.
학교 쌤보다 학원 쌤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 단순히 물리적 거리감, 심리적 거리감이 동시에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학교보다는 학원 선생님들이 더 가까운 거리에서 가르칠 확률이 높고, 1시간 수업한 후 볼 일 없는 학교 선생님과 달리 학원 선생님들은 좀 더 오랜 시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또 학교 선생님에 비해서는 개개인을 직접 케어할 시간적 여유가 더 많구요.
학교 선생님은 수가 많지만 학원 선생님은 보통 소수입니다. 학원이라는 집단 안에서 보자면 구성원이 적기 때문에 훨씬 가깝게 느끼기 쉽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교사는 공무원이니 비교적 교칙에 철저하고 더 엄격한 면도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끼긴 힘든 게 사실입니다. 공무원에게 기대하는 모습과 그냥 직장인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런 것들이 종합된 결과 학원 선생님을 더 친근하게 느끼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