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건 전혀 잘못이 아닙니다. 저는 20년 넘게 국어를 가르쳐온 국어 선생님이고, 역사적으로 일본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수업 시간에도 문학에 일제강점기 작품이 매우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일본의 잘못된 것들 제대로 알려주고, 저도 분노합니다. 그런데 제 취미는 일본 애니보기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웬만한 건 다 봤습니다. 라프텔에서 안 본 거 거의 없음...... 그러니 역사와 문화적 취향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거예요.
예를 들면, 국어 공부에서도 지문을 읽을 때 ‘작가의 관점’과 ‘내가 받아들이는 판단’을 분리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은 명확히 비판해야 하지만, 일본의 문화 자체는 즐길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역사 문제에서는 단호히 비판하지만, 애니메이션은 문화로서 즐기고 있어요. 질문자님이 일본 문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역사 의식을 부정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아버지께는 이렇게 말씀드리면 좋습니다. “저는 일본의 과거 잘못은 잘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애니메이션은 문화이자 취향으로 즐기는 거예요.” 이렇게 분리해서 설명하면 질문자님의 진심이 전해질 겁니다.
앞으로 기준은 단순합니다. 일본 문화를 즐기면서도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비판하는 태도를 잃지 않는 것, 이게 핵심이에요. 오늘부터 바꿀 한 가지는 “역사와 문화는 분리해 바라보기”입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있고, 질문자님도 그렇게 하신다면 지금 고민은 훨씬 가벼워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