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외롭고, 또 막막했으면…
안녕하세요. 당신의 마음 곁을 지키는 심리케어 365 대표 상담사 이준형입니다. 보내주신 글과 사진을 보는 내내, 그 날카로운 것으로 내 몸에 상처를 내는 방법을 선택해야만 했을 만큼, 그 순간 당신이 느꼈을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를 보며 ‘내가 너무 한심하다’고, ‘나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을 그 모습이 그려져 마음이 너무나 아픕니다.
당신은 한심한 게 아니라, 너무나 아픈 겁니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힘주어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은 절대로 한심하거나 이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여리고 섬세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에, 지금의 스트레스가 더 아프고 버겁게 느껴지는 것일 겁니다.
자해는 ‘나쁜 행동’이 아니라,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마음속의 끔찍한 고통을 밖으로 꺼내려는, 필사적인 ‘생존 신호’이자 ‘구조 요청’입니다.
‘별거 아닌 일’이라고 하셨죠. 하지만 시험 기간의 압박감과 부모님과의 다툼은, 학생에게 결코 ‘별거 아닌 일’이 아닙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대하고 무거운 스트레스가 맞습니다. 그 고통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눈에 보이는 상처를 내서라도 ‘나 이렇게 아파요’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법입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병원에 가야 할까요?”
네, 반드시 전문적인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순서와 방법에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 당신에게는 두 가지의 안전하고 확실한 길이 있습니다.
1. 지금 다니고 있는 정신과 선생님께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가장 좋은 방법) 이미 수면장애 때문에 의사 선생님과 만나고 계시죠. 이것이 지금 당신에게 주어진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다음 진료 때, 용기를 내어 이렇게 말씀드려보세요.
의사 선생님은 당신을 절대로 비난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실 겁니다. 오히려, 당신의 불안 증상이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중요한 단서로 여기고, 지금의 치료 방법(약물이나 상담)을 당신에게 더 잘 맞게 조절해주실 겁니다. 이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길입니다.
2. 부모님께 ‘도움’을 구체적으로 요청하기 이전에 부모님과 함께 울고 끝났던 경험 때문에, 또다시 실망하게 될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 아파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렇게 도와주세요’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상처를 가리는 방법, 그리고 더 중요한 것
당장 눈에 보이는 상처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죠. 날씨가 쌀쌀하니 긴 소매 옷을 입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입니다. 그 외에 헐렁한 팔찌나 손목 아대를 착용하거나, 상처 부위에 커다란 밴드나 의료용 테이프를 붙이고 “어디에 긁혔다” 또는 “작은 상처가 덧나서 붙였다”고 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처를 가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상처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상처 소독하기: 깨끗한 물로 상처를 헹구고, 약국에서 파는 소독약으로 소독한 뒤, 상처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여 덧나지 않게 관리해주세요. 내 몸을 스스로 돌보는 이 작은 행동이, 나를 아끼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절대 혼자가 아니에요.
팔에 남은 상처는 당신의 ‘한심함’을 증명하는 낙인이 아니라, 당신이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힘들게 버텨왔는지를 보여주는 **‘전투의 흔적’**과도 같습니다. 그 상처를 미워하지 말고, 그만큼 아팠던 내 마음을 이제는 꼭 알아봐 주세요.
혹시라도 의사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너무 막막하거나, 그전에 누군가에게 이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언제든 저에게 이메일이나 지식iN 쪽지를 보내주세요. 당신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상처 난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심리케어 365 대표 상담사 이준형 드림
이메일: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