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 2025에서 주목할 만한 신작들이 몇 개 보이더라고요.
질문자님도 같이 기대하실 만한 작품들과 왜 눈여겨볼 가치가 있는지 이야기해볼게요.
먼저 가장 먼저 기대되는 건 개막작으로 선정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 (No Other Choice) 이에요.
이 영화는 평범한 회사원 만수가 갑자기 해고를 당하고,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고군분투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이탈 없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 인물의 심리 묘사, 그리고 절박한 삶의 현실이 무겁게 흐르면서도 가끔씩 삶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해 줄 장면들이 많을 거로 예상돼요.
이 작품이 개막작으로 뽑힌 건 지금 한국 영화가 겪고 있는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보편적 삶의 위기”를 건드리면서, 동시에 관객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라고 BIFF 쪽에서 평가하고 있어서요. 개막작으로서 영화제 전체 분위기를 이끌어갈 중심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해요.
그리고 또 하나 기대되는 작품이 Audition 109 이에요. 배우 정우가 각본을 쓰고 공동 연출도 맡은 작품으로, 자신이 꿈을 위해 서울로 상경하는 젊은이의 이야기예요. 특별한 점은 정우가 연기뿐 아니라 연출·각본까지 참여해서 자신의 시선이 많이 녹아 있을 거라는 것, 그리고 꿈과 현실 사이에서 느끼는 불안감, 기대, 실패의 가능성 등을 솔직하게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에요. BIFF “Korean Cinema Today - Special Premiere” 부문에서 세계 최초 공개된다는 점에서도 눈길이 가고요
또 하나가 Black Rabbit, White Rabbit 이라는 작품인데요. 타지키스탄과 아랍에미리트 합작 작품으로, 여러 인물들의 운명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미스터리 드라마예요. 고전적인 장르적 서스펜스 요소와 더불어 인간의 약함, 공포, 그리고 사회 속에서의 관계들이 얽히면서 긴장감을 주는 플롯이라 기대가 돼요. 특히 “Visions – Asia” 섹션에 걸려 있어서 새로운 시선, 새로운 지역의 문화적 맥락 속에서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더 주의 깊게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감독의 연출 방식 면에서는, 박찬욱은 현실에 기반한 일상의 디테일을 살리면서도 미장센, 분위기 전환, 장면의 대비를 통해 관객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스타일이 있고요, 정우는 자신의 경험이나 내면 감정이 투영된 캐릭터 중심의 몰입감 있는 이야기 전개가 예상돼요. Black Rabbit, White Rabbit 쪽은 여러 인물들의 시점이 얽히면서 플롯이 점점 풀리는 방식이면서도 문화적/사회적 배경이 주는 감수성이 클 것 같고, 시각적/음향적 연출로 공감과 긴장을 오가는 장면들이 많을 것 같아요.
관객으로서 이 작품들을 극장에서 보실 땐, 단순히 줄거리만 따라가시는 것보다는 인물의 작은 표정 변화, 주변 환경 묘사, 분위기의 변화 (빛·소리·정적과 소음의 대비) 같은 디테일에 주목해 보시면 좋아요. 또한 각 영화가 던지는 질문—“나는 이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사회나 가족의 압박 속에서 무엇이 선택이 되는가” 같은 것들을 마음속에 두고 보면 감상이 더 오래 여운으로 남을 거예요.
저도 BIFF 라인업 보면서 “이런 영화도 있었구나” 하고 감탄한 작품들이 많았어요.
질문자님도 마음 가는 작품이 있으시다면 같이 볼 때 느낌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