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꾼 꿈인데 아직도 몸이 욱신거릴 정도로 생생해서 해몽 부탁드리고자 씁니다. 좀 깁니다. 너무 생생해서 내용이 자세해 그렇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꿈 속에서 저는 처음 보는 마을에 살고 있었습니다. 근처에 호수도 있고 수풀도 우거진 작은 마을이었는데 경치가 좋고 입구엔 장승도 서있었습니다. 풍경은 낯선데 마을 이름은 지금 현실에서 사는 동네와 같은 이름이었습니다. 여하튼 여기로 이사오길 잘했다, 고 생각하면서 집으로 가는 길에 한 여덟 살, 다섯 살 정도 되는 남매를 마주쳤습니다. 마을엔 애들이 몇 있고 학교도 있지만 숫자가 많이 줄어든 상태였습니다. 남매는 아기 염소랑 양이랑 같이 있었습니다. 길 위에서 아기 염소랑 양이 투닥거리고 있는걸 아이들이 말리고 있는데, 그 길 끝에 웬 캠핑장이 있었습니다. 원래 있는 곳이 아니라 그냥 누군가가 간이로 만들어놓고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을 사람인 저나 아이들이 ‘저 낯선 사람은 누구지? 캠핑 동호회같은거라 준비해놓고 동호회 사람들 기다리나?’ 하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 모습을 보다가 문득 그 낯선 사람이 있는 길 건너편에 마네킹 머리가 잘린 채 놓여져 있는걸 발견했습니다. 가발을 씌워놓은건지 머리카락이 있는 마네킹이었습니다. 떨어뜨린게 아니고 고사때 돼지머리마냥 의도해서 놓은 모양이었습니다. 마네킹 머리를 발견한 저는 아이들에게 저 사람 누군지 아느냐고 물으며 시선을 돌려보는데 한 쪽에는 또 마네킹 머리들이 잔뜩 쌓여있었습니다. 그 낯선 사람이 준비해둔 캠핑장 주변으로요. 아이들이 누군지 모른다고 답하는데 같이 있던 아기 염소가 막 장난을 치다가 구멍에 빠졌습니다. 그걸 구하려고 쫓아간 첫째 남자아이가 덩달아 구멍에 빠져버려서 구해달라고 휘파람을 불었는데, 제가 서둘러 다가가 끌어올리면서 조용히 하라고 했습니다. 그 낯선 사람한테 발견되면 안될 것 같아서요. 하지만 그 낯선 사람은 이미 제 뒤에 와있었고 결국 아이들과 함께 그 사람과 마주보고 앉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때 제 뒤에 있던 살인마를 돌아보는데 정말 무서웠습니다. 엄청 가까이 와있었고, 그 눈빛이 사람 눈 안같았습니다. 마주보고 앉아있는데 분명 멀리서 봤을 땐 콧수염이 있는 남자였는데, 제 앞에 앉아있는 낯선 사람은 여성이었습니다. 사실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모르겠고 외형은 바뀌었지만 꿈 속의 저는 그 낯선 외지인이라고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 연쇄살인범이구나.’하고 확신했습니다. 어쨌든 마주보고 앉은 그 사람은 엄청 익숙하다는듯이 저한테 예쁜 물방울 모양의 주먹만한 돌 하나를 쥐어주고, 머리 위에 얹게 했습니다. 돌을 정수리에 대고 있는 모습으로 그 낯선 외지인을 지켜보는데 주섬주섬 망치를 꺼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급하게 그 사람을 부르면서, 애들은 좀 보내달라고 사정했습니다. 막 울고불고 애원한건 아니고 차분하려고 노력하면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제 마을에 아이들이 몇 없다, 거의 얘네 둘이 다다, 어린 애들을 죽여서 뭐하겠냐, 얘들은 그냥 보내주자 하면서 설득하는데 그 틈을 타 남매가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일단 살인마를 말리기 위해 팔을 붙잡았고, 같이 아이들을 따라가게 되었는데 아이들의 달리기가 빠르지 않아 금방 따라잡았습니다. 화가 난 살인마가 총을 꺼내들었는데 무슨 기관총같은거였습니다. 제가 애타는 마음에 애들한테 ‘아무한테도 말 안하겠다고 해라, 그냥 아무것도 기억안난다고 해라.’ 하고 당부하는데 살인마가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애들은 안맞고 피하는데 제가 총에 잔뜩 맞았습니다. 애들은 총을 피하면서도 멀리 도망가지 않고 제 주변에 있더군요. 총에 맞은 와중에도 애들한테 ‘모르는 일이라고 해라.’ 하고 재차 당부하면서 쏟아지는 총알을 더 맞고 픽 쓰러졌습니다. 애들은 왜 그래야하냐고 반문하더라구요. 확실한건 제가 죽는 그 순간에도 아이들은 살아있었습니다. 피는 안보였고 몸이 아팠습니다. 숨이 서서히 멎는데, ‘아 빨리 죽어야 토막날때 안아픈데’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현실에서도 숨이 막히는 감각이 느껴져 헉 하면서 깼습니다.초반에 마을 풍경을 감상할때도 평화롭지만 왠지 모를 쎄함이 느껴졌었고, 전체적으로 섬뜩하면서 무서운 꿈이었습니다. 이렇게 숨이 멈추는게 느껴진 꿈은 또 처음이라 무슨 꿈인건지 궁금합니다.긴 이야기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